1986년 전설적인 전투기 영화 <탑건>의 후속작인 <탑건: 매버릭>은 3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는 베테랑 파일럿 피트 "매버릭" 미첼(톰 크루즈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매버릭은 오랜 시간 동안 최전방에서 비행 테스트 임무를 수행해오며, 그 누구보다 하늘을 사랑하고 기계와 하나 되어 비행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무인 드론 시대의 도래로 인해 전투기 조종사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상부는 매버릭을 책상 뒤로 물러나게 하려 한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다시 한번 하늘로 부른다. 미 해군 탑건 학교에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역할, 즉 '교관'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 것이다. 매버릭은 이를 마지못해 수락하지만, 단순한 훈련이 아님을 곧 깨닫는다. 그가 맡은 임무는 극도로 위험한 작전을 수행할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는 것이며, 이들 중에는 그가 한때 동료이자 친구였던 구스의 아들 브래들리 "루스터" 브래드쇼(마일즈 텔러 분)도 포함되어 있다.
루스터는 매버릭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을 품고 있다. 과거 자신의 아버지인 구스가 매버릭과 함께 비행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고, 매버릭은 루스터의 조종사 경력에도 영향을 준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은 불편한 관계 속에서 충돌하지만, 극한의 임무를 앞두고 조금씩 마음의 벽을 허물어간다. 매버릭은 그들에게 단순한 기술 이상의 것을 가르친다. 계산을 뛰어넘는 직감, 동료에 대한 신뢰, 그리고 불가능 속에서도 살아남는 법을 말이다.
훈련이 막바지에 이르자 상부에서는 매버릭이 직접 작전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을 박는다. 그러나 그는 현실적인 제약을 뚫고, 자신의 경험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루스터를 비롯한 젊은 조종사들과 함께 실전에 투입된다. 그들의 임무는 지형이 복잡하고 방어 체계가 철저한 적의 목표 지점을 파괴하는 것. 이 작전은 빠른 속도와 높은 정확도, 그리고 완벽한 팀워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자살 미션에 가깝다.
전투기들이 목표지점을 향해 날아가면서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고, 실수 하나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 매버릭은 자신의 몸을 던져 루스터를 구하고, 결국 둘은 서로를 구해내며 불가능에 가까웠던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 전투 이후, 매버릭과 루스터는 서로에 대한 신뢰를 되찾고, 매버릭은 다시금 하늘을 나는 자유를 되찾으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1. ‘Dies Irae’ – 베르디의 레퀴엠
이 곡은 영화 초반, 매버릭이 전투기 시험 비행에 나서는 장면과 완벽하게 어울립니다. 베르디의 ‘Dies Irae’는 운명의 날을 상징하는 합창곡으로,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드는 매버릭의 결단과 도전을 음악적으로 표현합니다. 강렬하고 빠른 템포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전투기의 속도감, 그리고 상부 명령을 어기며 시험비행에 도전하는 매버릭의 반항적인 태도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2. ‘Adagio for Strings’ – 사무엘 바버
이 곡은 매버릭과 루스터 사이의 감정선이 최고조로 오를 때, 특히 과거의 상처와 죄책감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매우 잘 어울립니다. 바버의 'Adagio'는 깊은 상실감과 슬픔을 담고 있어, 구스의 죽음과 매버릭이 느끼는 책임감, 루스터의 갈등이 교차하는 장면에서 그 감정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음악은 침묵보다 더 큰 무게를 전달하며, 관객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끕니다.
3. ‘Also sprach Zarathustra’ –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영화 후반부, 매버릭과 루스터가 함께 실전 임무에 투입되어 불가능에 가까운 작전을 수행하는 장면은 마치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보는 듯한 장엄함을 전달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오프닝은 바로 이러한 승리와 인간의 도약을 상징하며,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걸맞은 웅장함을 선사합니다. 전투기들이 협력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이 음악이 배경에 흐르면 더욱 극적인 감정의 폭발을 이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탑건: 매버릭>은 단순한 액션 영화 그 이상입니다. 고전적 영웅 서사와 현대적 감정 표현이 결합된 이 작품은, 클래식 음악이라는 또 다른 언어를 통해 감정선을 더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가 마치 교향곡의 악장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하늘 위에서 벌어지는 인간 드라마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